스스로 감정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부모의 행동을 통해 배울 수 있게 해 주세요.
아이는 부모를 ‘모델링’ 하며 말과 행동, 태도, 작은 습관까지 모두 관찰하고 따라 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갑니다. 만약 아빠나 엄마가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짜증을 내면서 물건을 집어던진다면, 아이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발을 구르고 떼를 쓰며 우는 행동을 보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빠나 엄마가 흥분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아이 역시 누군가를 탓하거나 짜증 부리는 대신 침착하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감정에 이름을 붙이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들이 말로써 정서를 표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네가 화가 났을 때 몸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라는 질문을 통해 아이는 ‘심장이 빨리 뛰고, 얼굴이 빨개지고, 주먹을 꽉 쥐면 내가 화가 난 거구나’를 알게 됩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연습은 자신의 감정을 잘 알아차릴 수 있게 도와주고, 정서조절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줍니다.
셋째, 부정적인 감정도 수용해 주세요.
정서조절이란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고 긍정적인 감정을 늘리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분노, 슬픔, 짜증과 같은 감정들은 부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문제는 이런 감정으로 유발되는 ‘행동’입니다.
“마음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났나 보네. 그럴 수 있어.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먼저 공감해 준 다음 해결방안을 찾아봅니다. 어른들이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감정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넘어져 다쳤을 때 “민준이가 다쳐서 아빠(엄마)가 너무너무 속상하다. 괜찮아?” 하며 아이를 위로하고 안쓰러워하는 것도 정서를 적절히 조절하는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정서조절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 하면 잘 다룰지 건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아이들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고 생각될 때 자신감을 얻고,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더 잘 배우게 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 잘 들어주고 이해해 줄 때, 아이가 그 순간 느꼈던 불같은 감정은 사그라지게 됩니다.
지금 당장은 속상하고 좌절감이 들겠지만,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감정을 읽어주면 조금 덜 고통스러워지고, 지금 내 기분이 그렇게까지 끔찍한 것을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러면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대안을 생각해 보고 다음 행동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정서조절 능력을 키워나간 아이는 자랄수록 자기 행동에 책임질 줄 알게 되고, 타인에 대해 좀 더 배려하고 공감할 줄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