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 - 아이의 생활습관 형성 알아두면 좋은 원칙

Q. 4세(만 3세) 아이와 함께하는 저의 하루는 전쟁으로 시작하여 전쟁으로 끝납니다. 등원시간에 맞춰 아이를 깨우고 준비하는 것, 씻는 것, 먹는 것, 잠자는 것 어느 하나 쉽게 되는 것이 없습니다. 최소 3번 이상은 이야기를 해야 하거나 목소리를 높여야 그제야 아이가 자기 할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매일 이런 전쟁이 반복되다 보니 저는 저대로 지쳐 아이의 행동에 화부터 나기 시작하고, 생활습관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기관이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은 없을까 걱정됩니다. 아이의 올바른 생활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린 시절에 바람직한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텐데요, 하지만 만 3세 아이의 버릇 길들이기는 생각보다 녹록지 않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아이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작동하는 때이므로 부모의 지시에 반항 아닌 반항을 하기도 하고 자기 멋대로 저지레를 하다가 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의 체력적, 심리적 에너지가 많이 소진될 수 있으며, 양육자는 혹시나 잘못된 생활습관이 아이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불안을 느끼기도 합니다. 

 부모들과 아이의 생활습관 형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략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을 고려하여 아이가 바람직한 생활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데 고려하면 좋을 몇 가지 원칙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합니다.


되도록 정해진 시간이나 순서에 따라 일과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일어나기, 잠자기, 세수/양치하기, 목욕하기 등 하루에 반복적으로 하는 일들은 시간을 정하여 그 시간에 할 수 있도록 연습합니다. 아직 시계를 보고 시간을 말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손가락으로 시계의 숫자를 가리키면서) 밥을 먹고 긴 바늘이 여기에 가면 목욕을 할 거야.’라는 식으로 시곗바늘 위치를 알려주거나 ‘책 3권만 읽고 침대로 가서 누울 거야.’라고 순서를 알려주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이 다음에 해야 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예상할 수 있으며 당장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한 욕구를 조절하면서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하고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해내도록 기다립니다. 

 이 시기 아이는 무엇이든 자신이 하려고 하거나 자기 판단에 따라 행동을 하려는 특성을 보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발달적 특성을 잘 활용한다면 좀 더 아이가 주도적으로 일과에 참여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습니다. 즉, 아이가 스스로 세수/양치하기, 옷 입기, 밥 먹기, 정리하기 등을 하게 하여 성취감을 경험하도록 한다면 그다음번에는 보다 능동적으로 일과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물론 수행이 미숙하기는 하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것을 연습하게 되며 힘들고 어려워도 인내심을 갖고 과제를 해나가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만약 시간과 같은 상황적 제약으로 마냥 아이가 하는 것을 기다려 줄 수 없다면 부모가 기다려줄 수 있는 시간을 알려주고 그 시간 동안만은 아이가 혼자서 일과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혼자서 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두고 칭찬합니다. 

 아이가 혼자서 세수를 하게 했다가 욕실이 온통 물바다로 되거나 아이가 온몸이 젖은 채로 나오는 일을 종종 경험할 것입니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물을 세게 틀면 어떻게 해!’라고 하거나, ‘세수할 때는 팔을 잘 걷고 해야지!’하며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 조절력, 판단력 등이 완전하게 발달하지 않은 아이가 한 번에 완벽한 수행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뿐더러, 부모의 부정적인 피드백 때문에 아이가 생활습관 길들이기를 힘들고 짜증스러운 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얼마나 일과를 잘 완수했는지보다 아이가 혼자서 일을 해낸 것에 초점을 두고 칭찬과 격려를 해야 합니다. 또한 ‘이거 하면 사탕 하나 줄게.’ 혹은 ‘이거 하면 TV 보여줄게.’와 같이 외적 동기를 자극하기보다는 ‘양치하니까 치아가 깨끗해졌네. 개운하겠다.’ 혹은 ‘세수하니까 개운하겠다.’와 같이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칭찬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과에 방해가 되는 자극을 정리합니다. 

 식사시간에 아이를 식탁에 앉히기는 했지만 먹는 것에 집중하지 않거나, 세수를 하러 욕실에 들어갔는데 장난감으로 물놀이를 하는 등 아이가 일과를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유도를 해도 집중해서 그 일을 끝내지 않고 뭉그적거리는 경우도 부모가 경험하는 어려움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이럴 때는 일과에 방해가 되는 자극은 정리를 하여 아동이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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