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있었던 일을 가끔 이야기해요. 친구가 장난감을 빼앗았다거나 스티커를 많이 못 받았다거나 맛없는 반찬이 나와서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들이요. 즐겁고 신났던 이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속상했거나 화가 났을 법한 이야기들이에요. 그냥 들어주고 있는데 그것만으로 부족한 것 같아요. 집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우리 아이,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요.
이 시기 아이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기관에 다니던 아이들도 형님반으로 진급하게 되면서 아기반 때와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되지요. 그전까지는 주변에 부모가 있거나 선생님이 더 가까이 보살펴주고, 또래들과 문제가 생겨도 금세 함께 해결해 주지만, 이제부터는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이 많아요. 그래서 문제가 생겨도 바로 도와주거나 해결해 줄 수 없고 특히 부모는 아이가 기관에 있는 시간 동안은 지켜보는 것 말고는 어떻게 할 수가 없지요. 그래서 이 시기의 부모는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할 수 있다 믿어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실수한 일, 잘 해내지 못한 일을 이야기할 때
▶ 꾹 참고 들어요.
아이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청’입니다. 보통 아이는 나에게 일어났던 부정적이었던 일을 부모에게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때, 이 ‘경청’이 가장 힘을 발휘하는 순간입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이럴 때는 꾹 참고 들어만 주세요. ‘경청’ 하지 않고 방법을 먼저 알려 주다 보면,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을 알 수 없어요. 아이의 이야기를 아무런 평가 없이 들어주다 보면 아이는 말하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스스로 알아채기도 해요. 때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말하는 날도 있지요. 이렇게 아이의 생각주머니는 점점 커집니다.
아이가 속상한 일, 화나는 일을 이야기할 때
▶ 공감해 주세요.
아이가 속상하고 실망하고 화가 나는 마음을 표현할 때에는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세요. “우리 OO가 정말 속상했겠다.”라고 말이죠. 때로 아이는 화가 나는 마음을 “그 친구 때릴 거야!”라고 말하기도 해요. 그러면 부모는 아이를 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때리면 안 되지! 그건 나쁜 행동이야”와 같은 말들로 가르치게 됩니다. 아이는 화가 난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표현을 다르게 한다는 것을 꼭 이해해 주세요. 이럴 때는 “OO가 친구를 때리고 싶을 만큼 화가 났구나~”라고 아이의 진짜 마음을 콕 집어 공감해 주세요. 아이는 부모로부터 마음을 이해받는 것만으로도 화도 풀리고 속상함도 달래지는 경험을 하면서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또래와의 다툼이나 갈등을 이야기할 때
▶ 사실을 이야기해 주세요.
아이가 부모에게 친구와 싸우거나 사이좋게 지내지 못한 경험을 이야기할 때가 참 많습니다. 유치원에서도 그렇지만 부모와 함께 있을 때도 다툼은 종종 일어나지요. 우리는 자주 “다투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하게 됩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는 것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인지 아이는 잘 알지 못합니다. 부모가 이때 해주어야 하는 일은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OO가 그래서 싫었구나. 그런데 그 친구도 OOO게 하는 게 싫었대.”라고 말이지요. 이렇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며 다른 친구의 마음을 설명해 주면 아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친구와의 다툼 속에서 어떻게 하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지 알게 되지요.
<대화를 위한 부모의 바람직한 태도>
- 아이의 눈을 보고 집중해서 들어요.
-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듣고 상황이나 감정을 이해해요.
-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믿고 대화해요.
- 부모의 감정이나 생각을 섣불리 아이에게 쏟아내지 않아요.